전문가들 "엘리엇 사태로 취약성 확인…법률정비 시급"

입력 2015-07-17 16:48  

17일 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합병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우리 기업들에게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엇 사태가 국내 기업계에 준 뼈저린 교훈을 곱씹어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위장된 축복이란 것은 IMF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하나의 발전 계기가 된 것처럼 전화위복, 새옹지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엘리엇에게 우리 기업이 급소인 혈(穴)을 눌려서 기업계가 완전히 마비될 뻔했다"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나태하게 생각하다가는 회복 불가능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도 이번에 반성을 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런 합병비율이 주주들에게 어떻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 절차에 대해서도 깊이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향후 우리 기업들이 이번 사태를 '두 가지 트랙'에서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하나는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 합리적 경영권 방어수단을 제도적으로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이 철저하게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성균관대 최준선 교수는 "순리대로 되지 않았나 싶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계속 진행형이고 힘겨운 과정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최 교수는 "우선 합병 반대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텐데 가격을 만만찮게 부를 것"이라며 "합의가 안 되면 법원이 결정할테니 과정이 오래 지루하게 계속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삼성은 일단 큰 고비를 넘겼지만 우리 자본시장이 너무 무방비로 취약성이 노출됐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줬다. 빨리 개선해야 한다"면서 "고질적 문제는 국가가 법률을 빨리 통과시키지 않고 붙잡고 있는 것이다. 2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 신주인수선택권이 가장 급하고 차등의결권제도도 급하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삼성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성격을 가져가려는 개편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데 그걸 완성함으로서 뉴 삼성의 길을 확실하게 갈 수 있게 됐다"고 규정한 뒤 "국민경제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기자본이 역시 (한국시장)이 만만한 곳이 아니라고 인식하게 한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대주주 지분이 적기 때문에 그 허점을 외국 투기자본이 노렸는데 역시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을 강구해줘야 겠다"면서 "외국에 있는데 우리만 없는 것이다. 그게 바로 반기업 정서 때문인데 결국 기업경영이 안정되지 않으면 투자를 못해서 일자리를 앗아가는 거니까 그건 이제 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상법상 인수합병은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외국엔 3분의 1만 넘으면 된다. 비대칭적 불평등 관계에 있다"면서 "정부도 인수합병과 사업재편을 권장하고 있고 사업재편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상법을 개정?절반을 넘으면 되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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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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